씨앤에프시스템과 현장 업무 반영한 통합자원관리시스템 구축…전국 공공기관 공동 활용 모델 제시
박태수 과장 “시스템 도입보다 업무방식 바꾸는 과정이 핵심…데이터 기반 경영으로 확장”
중랑구시설관리공단이 예산·회계부터 인사·급여·계약·지출까지 분산돼 있던 업무를 하나의 통합자원관리(ERP)시스템으로 묶어 지방공공기관 디지털 혁신 사례를 만들어가고 있다. 단순히 기존 업무를 전산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종이문서와 수기 작업을 없애고 업무 절차 자체를 재설계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공단의 ERP 혁신은 2023년 지방공공기관 혁신대상에서 정보화 혁신 분야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된 데 이어 최종 대상을 수상했다. 2024년 서울 자치구 공단 혁신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도 우수상을 받았다.
ERP 구축은 씨앤에프시스템과 함께 진행했다. 기존 솔루션 '올샵(All#)'을 중랑구시설관리공단의 업무 특성에 맞춰 커스터마이징했으며 데이터 마이그레이션을 포함해 구축에 약 6개월이 걸렸다.
중랑구시설관리공단의 ERP시스템 구축을 실무에서 이끈 박태수 혁신기획팀 과장을 만나 ERP를 도입한 배경과 구축 과정, 직원들의 변화, 향후 발전 방향을 들었다.
Q. ERP를 도입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A. 종이문서와 수기 업무가 상당히 많았다. 증빙자료를 들고 직접 이동해야 하는 일도 있었고 같은 데이터를 반복해서 입력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런 업무방식을 그대로 두고서는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예산과 회계, 계약, 인사, 복무 등 각각 나뉘어 있던 업무를 하나로 연결하고 종이와 수기 중심 업무를 디지털로 전환할 필요가 있었다.
Q. 가장 의미 있는 변화는 무엇인가.
A. 지출과 계약을 온라인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공공기관에서 처음 시도한 모델이라는 점에도 의미가 있다. 기존에는 수기로 진행하던 업무가 많았지만 이를 시스템 안에서 처리하도록 바꾸면서 업무속도가 빨라졌다. 특히 지출과 계약의 각 단계가 시스템에 기록되고 절차에 따라 처리되면서 업무 투명성도 높아졌다. 단순히 종이를 전산으로 바꾼 것이 아니라 업무 프로세스 자체를 시스템 안에 넣었다는 점이 중요하다.
Q. 일반적인 회계시스템과 비교하면 어떤 차이가 있나.
A. 예산·회계만 관리하는 시스템이 아니다. 인사와 복무, 급여, 예산, 계약, 지출, 물품 등 공단의 주요 업무를 하나의 ERP에서 통합적으로 볼 수 있도록 했다. 교육이나 물품구매 등 각 부서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도 시스템에 축적된다. 경영진 입장에서는 부서마다 자료를 요청하고 취합하지 않아도 필요한 데이터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시각화도 잘 돼 있어 현재 상황을 빠르게 파악하고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된다.
Q. 씨앤에프시스템과 시스템을 구축하는 과정은 어땠나.
A. 씨앤에프시스템의 올샵을 기반으로 우리 공단 업무 특성에 맞게 커스터마이징했다. 기존 데이터를 새로운 시스템으로 옮기는 마이그레이션까지 포함해 구축하는 데 약 6개월이 걸렸다.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개발회사에 모든 것을 맡기는 방식이 아니었다. 실제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들이 참여해 기존 업무의 문제점을 찾고 어떤 방식으로 바꿀 것인지 함께 논의했다. 시스템을 사용하는 것은 결국 직원들이기 때문이다.
Q. 클라우드 기반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보안에 대한 우려는 없었나.
A. 처음에는 불안감이 있었다. 특히 공공기관은 개인정보를 다루기 때문에 개인정보 보호와 보안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 다만 안전한 환경을 갖춘다는 전제에서 클라우드를 활용하면 기관마다 시스템을 별도로 구축하고 관리하면서 발생하는 인력과 비용 낭비를 줄일 수 있다. 시스템 운영 효율도 높일 수 있다. 공단도 클라우드 기반 ERP의 기대효과로 초기 구축비와 유지관리비 절감, 업무처리시간 단축 등을 제시하고 있다.
Q. 다른 공공기관에서도 관심이 많다고 들었다.
A. 지금까지 50곳이 넘는 기관이 벤치마킹을 위해 공단을 찾았다. 다른 공공기관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생각한다. 기관마다 ERP를 따로 구축하기보다 공통 업무를 표준화해 함께 사용할 수 있다면 구축비와 유지관리비를 줄이고 업무 효율도 높일 수 있다. 처음부터 지향했던 것도 우리 공단만 사용하는 시스템이 아니라 다른 지방공공기관이 함께 활용할 수 있는 표준모델이었다.
Q. ERP의 다음 단계는.
A. 올해 연말 씨앤에프시스템과 AI 시범서비스를 진행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ERP가 데이터를 입력하고 처리하고 축적하는 역할을 했다면 AI가 결합되면 축적된 데이터를 실제 업무와 경영 의사결정에 활용하는 단계로 발전할 수 있다 . 수요를 예측하거나 재고를 최적화하고 재무 리스크를 관리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인적자원을 어떻게 배치할지, 특정 사업에 투입한 비용에 비해 어느 정도 효과를 거뒀는지도 분석할 수 있다.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활용하는 측면에서도 발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Q. 이번 프로젝트를 씨앤에프시스템과 함께 했는데.
A. 씨앤에프시스템은 혁신기업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머릿속으로 상상했던 것을 실제 시스템으로 구현하는 과정이 중요했다.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듣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실제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만들어냈다. 고객이 상상하는 것을 실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점을 높게 평가한다.
Q. 이번 ERP 구축 경험을 통해 생각하는 '혁신'은 무엇인가.
A. 상상력을 실행하는 것이 혁신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와 기술이 있어도 조직이 기존 방식을 고집하면 바뀌기 어렵다. 열린 마음이 중요하다. 처음에는 직원들도 새로운 시스템을 낯설어했지만 직접 사용하면서 편리함과 효과를 체감했고 업무방식도 자연스럽게 바뀌었다. 기술과 구성원의 변화가 함께 이뤄져야 진정한 혁신이 가능하다.
권상희 기자 shkwo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