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부문의 업무혁신과 행정 효율화를 위해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이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 기술이 결합된 ERP는 단순한 시스템 개편을 넘어 디지털플랫폼 정부 구현의 실질적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씨앤에프시스템(대표 박정수)이 주최한 '새정부 공공기관 ERP 혁신전략' 콘퍼런스가 24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오키드룸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이날 행사에서는 공공기관의 ERP 구축 사례와 정부 디지털 정책 방향, AI 기술 적용 전략이 집중 공유됐다. 씨앤에프시스템의 공공 ERP 솔루션 'ALL#(올샵)'과 AI 업무 도우미 'ALLI(올리)'가 실제 업무현장에서 어떤 변화를 만들고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소개하며, 공공 디지털 혁신의 실질적 실행 전략이 논의됐다.
이번 행사는 한국지방공기업협의회, 한국지방공기업정책포럼, 씨앤에프시스템이 공동 주최하고 한국디지털정부협회, 한국지방공기업학회가 후원했다. 새 정부가 추진하는 디지털 전환 정책 방향성과 공공기관 ERP의 혁신 전략, AI 기반 기술 도입에 따른 업무 효율성 제고 방안을 공유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콘퍼런스는 김광표 한국지방공기업협의회장의 개회사로 문을 열었다. 이어 윤종인 전 행정안전부 차관(현 정보기술정책 전문가)의 축사가 이어졌다. 윤 전 차관은 “디지털 전환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이며, 공공기관이 선도적으로 ERP 시스템을 혁신하는 것이 국가 전체의 행정 효율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핵심 열쇠”라고 강조했다.
본격적인 주제 발표는 강동석 한국디지털정부협회장의 '새정부 AI 기반 ERP 혁신방향' 발표로 이어졌다. 그는 현 정부가 추진 중인 디지털플랫폼정부의 핵심 축으로서 ERP 시스템의 전환 필요성과, 그 중심에 AI 기술이 있다는 점을 설명했다. 특히 공공부문 특성과 맞춤형 전략 도입을 통해 단순한 시스템 개편이 아닌 조직 전반의 디지털 혁신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실제 ERP 시스템을 도입한 공공기관들의 사례 발표도 진행됐다.
중랑구시설관리공단 박태수 과장은 '통합자원관리 시스템' 구축 사례를 발표했다. 그는 “기존 개별 시스템에서 벗어나 ERP를 기반으로 회계, 인사, 자산관리 등을 통합함으로써 내부 업무 효율성과 협업 능력이 크게 향상됐다”며 “향후 클라우드 기반 시스템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수원특례시청 최현주 과장은 '민간 클라우드로 완성한 공공기관 통합업무시스템'을 주제로 발표했다. 수원특례시는 산하 12개 협업기관에 표준화된 통합 ERP 시스템을 구축하고, 업무처리 속도와 정확성을 크게 높인 성과를 공유했다. 그는 “비표준화된 개별 시스템에서 벗어나 공공기관 간 업무표준화를 실현했으며, 디지털플랫폼정부 정책에 따라 민간 클라우드를 활용해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운영 중”이라고 설명했다.
두 사례 모두 씨앤에프시스템의 'ALL#(올샵)' ERP를 기반으로 구현되었으며, 이는 ERP 시스템이 단순한 도입을 넘어 공공기관의 업무 혁신과 디지털 전환에 실질적 기여를 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2부 세션에서는 씨앤에프시스템 심규동 이사가 'ALL#(올샵)' ERP 솔루션을 소개하고 직접 시연을 진행했다. 'ALL#(올샵)'은 공공부문 전용 ERP로, 2025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상반기 디지털서비스 혁신제품'으로 지정되며 기술력과 공공 적합성을 인정받았다.
GS인증 1등급, 클라우드서비스보안인증(CSAP) SaaS 표준등급을 획득했으며, 조달청 디지털서비스몰에도 등록돼 있다. ISO 9001(품질경영), ISO 27001(정보보안) 인증을 동시에 갖춘 제품으로, 그룹웨어, 전자결재, 메신저, 지문출퇴근 시스템 등 다양한 솔루션과 연동 가능하다. 또한 국고보조금 통합관리시스템 'e나라도움'과의 연계를 통해 공공기관의 분산된 시스템을 통합해 운영할 수 있는 확장성과 안정성을 보유하고 있다.
이어진 발표에서는 곽중관 이사가 AI 기반 ERP 도우미 'ALLI(올리)'를 소개했다. 'ALLI'는 최근 각광받는 RAG(검색증강생성) 기술을 기반으로 구축되었으며, ERP 사용자가 생성한 문서를 기반으로 빠르고 정확한 검색·답변 기능을 제공하는 AI 어시스턴트다.
초거대 언어모델(LLM) 기반 고성능 추론 서버와 벡터 DB, 다국어 임베딩 처리 기능이 결합돼 있어, 한국어 중심의 공공기관 업무에서도 정확도와 응답 속도를 크게 향상시켰다. PDF, Excel, CSV 등 다양한 문서 포맷을 실시간 분석하고, 문맥을 유지한 자연스러운 질의응답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현업 담당자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았다.
박정수 씨앤에프시스템 대표는 폐회사에서 “ERP의 미래는 AI”라며 “ERP에 AI를 더하는 것은 단순한 데이터 관리 수준을 넘어서 예측, 판단, 실행으로 이어지는 '지능형 조직'으로 나아가는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공공부문이 먼저 실천해 나가야 할 변화이며, 오늘 공유된 전략과 경험이 디지털 혁신의 디딤돌이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정희 기자 jhakim@etnews.com